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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NNE 이야기

방송 17년, 번아웃 끝에 퇴사를 결정하기까지 | 마지막 컷 이후

by 웨네PD 2026.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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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부터 나에게

"괜찮니"라고 묻지 않았을까요.

 

저의 첫 기록은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퇴사'란 "~김에"라는 말로 쉽게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내려놓기까지 얼마나 어렵던지 몰라요.

주먹 쥔 손바닥에 손톱자국이 꽤 오래 남아 있었어요.

 

갓 스무 살 무렵부터 막연히 방송을 만들고 싶었고 

17년 가까이 방송 일을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쉬어야 했던 한 달을 빼면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과 눈치를 보며 낸 연차가 전부였어요.

힘들 때마다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다 그렇게 사는 거지"

"버티다 보면 좋아질 거야"

 

그렇게 저를 다독였고

때로는 몰아붙이며 버텨왔습니다.

 

그러다 몸이 먼저 무너지더라고요.

이어서 마음까지.

원래는 마음이 시작이었겠죠.

번아웃이 왔고, 그제야 처음으로 저에게 물어봤습니다.

 

"너 정말 괜찮니?"

 

17년 동안 한 번을 제대로

묻지도 답해 본 적도 없는 질문이었어요.

대답은 이랬습니다.


"나... 정말 괜찮지 않다"

 

그래도 곧바로 그만두지는 못했습니다.

'퇴사'라는 두 글자를 놓고 결정까지 1년이 걸렸어요.

수개월을 고민한 끝에 남편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어요.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선뜻 고개를 끄덕이기도 어려웠을 거라는 걸 알았어요.  
그래도 제가 고비, 또 고비를 넘기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다가

결국 동의해 주더라고요.

 

'퇴사'를 알리고 하루하루 정리하면서

제 손과 발이 닿았던 곳들을 오래 바라봤습니다.

쌓인 자료와 저만의 DB를 하나씩정돈하고 쓰던 자리를 치웠어요.

머무른 시간만큼 짐도 꽤 있긴 하더라고요.

비워 낸 책상 위에는 그동안 쌓인 먼지가 남아 있었어요.  

 

영상을 편집할 때 컷을 어디서 끊을지 잡던 버릇이 몸에 배어서인지

끝맷음도 말끔히 하고 싶었어요.

의자를 밀어 넣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까지요.

 

마지막 날, 남편과 오랜 동료의 눈은

배웅과 마중 사이 어디쯤에 있었어요.

아쉬움과 안타가움이 담겨 있었고

입가에는 응원과 격려가 맴돌았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의 기억이 또렷해요.

따뜻하게 지켭좌 준 분들이 계셨다는 것이 새삼 고마웠습니다.

 

남편이 차를 몰고 데리러 왔었어요.

주차장을 빠져나오는데

사이드미러에 회사 건물이 비쳤습니다.

한참 동안 거울에서 눈을 떼지 못했어요.

그리고 속으로 말했습니다.

 

"이제 안녕"

 

그렇게 놓고 나서야, 이제 알았습니다.  

 

쉽게 놓지 못한 건 놓기 싫어서가 아니었어요. 
그 앞에 '차마'라는 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17년에는 제가 살아온 길과 방향과 무게가 다 들어 있었으니까요.

 

'웨네'는 이런 기록을 남기려고 시작합니다.

이름은 옛 영어 'wynn'에서 가져왔어요.

'기쁨'이라는 뜻이에요.

남의 속도 말고, 제 안에서 차오르는 기쁨으로

하루를 하나씩 다시 채워 보고 싶었어요.

 

누군가에게는 공감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다름이 되겠지만, 
삶을 기꺼이 나누다 보면
서로의 삶이 조금 더 풍부해질 거라고 믿어서요.

 

그리고 놓고 나서 알게 된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별 일 아니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다들 그렇게 살았고, 살아가고, 또 살아갈 수 있겠구나.


놓는 마음이 그렇게 무거웠던 건

그만큼 제가 거기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마지막 컷 이후,

제일 먼저 다시 세운 기준들을 이어서 적고 있어요.

 

앞으로도 밥상과 살림, 몸을 챙기는 일처럼

매일 고르는 것들을

직접 겪고 따져 본 만큼 적어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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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괜찮니"라고 물어보신 게 언제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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